아주 어렸을적 아직은 세상의 때가 묻지 않았을 때,
그때 나는 집으로 걸려오는 전화도 받지 못하는
뼛속깊이 소심한 단발머리 여자 아이였다.
그런 소심한 아이에게도 친구가 있었는데,
가끔... 아주 가끔 그 친구집에 놀러 갔더랬다.

그런데...
어느날 그 친구의 엄마가 나를 불러다가...
TV 위에 놓아둔 돈이 없어져서, 한참을 고민하다가
점쟁이에게 물어봤는데 범인이 나라고 했다며, 나를 마구 다그쳤다.

지금 같으면 친구의 엄마니까... (대놓고, 상스런 욕을 할 순 없으니까.. )
격식차려서 명예회손으로 고소라도 했겠지만...

그때 나는...
너무나 소심하고, 여리고, 심약하고, 작았다.
온몸에 힘이 빠지고, 당장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.
하늘이 무너지는것 같았다.

내 기억은 딱 거기까지이다.
그 이후의 기억은 나지 않는다.
기억에서 지워버렸는지도 모르겠다.

내가 살아온 날만큼의 기억들에 파묻혀
존재조차 희미한 기억이 왜 지금 새삼 떠오르는지 모르겠다.
(지금 걸렸으면 국물도 없었을텐데...)

그때 그 상황이 당시에는 너무나 당황스러웠겠지만,
가만히 생각해보는 정말 웃긴일이 아닐 수 없다.
점쟁이가 범인을 지목하다니... 아하하하하하하하...
사실 진짜 점쟁이에게 물어봤는지조차 의심스럽다.
보통의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런걸 점쟁이에게 물어볼것 같지는 않다.

웃으라며 egoing님이 선물해준 이미지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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